"빌딩 벽 뜯기고 다리 붕괴"…美 남동부 강타한 허리케인 샐리

입력 2020-09-17 08:20   수정 2020-12-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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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샐리'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다. 물폭탄에 가옥이 침수되고 수백명이 구조되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2등급 허리케인인 샐리는 이날 오전 4시 45분께 앨라배마주 걸프쇼어스 인근에 상륙했다. 시속 165㎞의 강풍을 동반한 샐리는 플로리다주 펜서콜라부터 앨라배마주 도핀섬까지 멕시코만 연안에 폭우,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펜서콜라의 해군 항공기지에서는 61㎝의 강수량이 기록됐고, 다운타운에서는 강수량이 1m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와 플로리다에서 오전까지 50만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배가 육지에 처박히기도 하고 펜서콜라 해변에서는 변압기가 폭발했다. 곳곳에서 큰 나무가 쓰러진 가운데 건물 지붕에서 떨어진 금속 물체들이 거리에 나뒹굴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바지선에 있던 건설 크레인이 뜯겨 나가면서 펜서콜라 만의 다리를 강타, 일부 구간이 붕괴했다는 사진도 나돌고 있다. 앨라배마 걸프주립공원의 한 부두도 파괴됐다.

펜서콜라가 속한 에스캄비아 카운티 당국은 이날 오후까지 침수 지역에서 최소 377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카운티 내에서 사흘간 통행 금지를 발표하면서 200명의 주 방위군이 지원을 위해 17일 도착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앨라배마주 오렌지 비치에서는 강풍으로 빌딩 한쪽 벽이 날아가면서 최소 5개 층의 내부가 노출되기까지 했다. 토니 캐논 시장은 최소 50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샐리는 시속 7㎞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탓에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 당국은 허리케인이 앨라배마와 조지아주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강한 비를 뿌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일부 지역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샐리는 오후가 되면서 시속 110㎞의 강풍을 동반한 열대성 폭풍우로 다소 약화했지만, 17일에도 앨라배마와 조지아 내륙에 폭우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현지 당국은 911 긴급전화를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가족이나 친구와 연락할 때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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