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주주들 "SK바이오팜 상장한 SK㈜처럼 떨어질 것"

입력 2020-09-18 10:19   수정 2020-09-18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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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1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 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부 주주들은 이를 막아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상장하더라도 지분율 70~8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인적분할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주식 직접보유를 원하는 주주들의 반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배터리 IPO 바로 추진해도 1년 걸린다"
LG화학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차동석 부사장은 17일 오후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기업공개(IPO)의 구체적인 일정과 계획은 앞으로 수립해야 하고, 바로 추진한다고 해도 1년 정도는 소요된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출범일인 12월 1일 직후 IPO를 추진하더라도 이르면 내년 말에서 2022년 초께야 상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차 부사장은 이어 "IPO 관례상 비중은 20∼30% 수준"이라며 "LG화학이 절대적인 지분을 계속 보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특히 IPO를 통해 배터리 사업이 더 성장할 수 있고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반영될 것인 만큼 이들 주주에게도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차 부사장은 "석유화학 사업과 첨단소재 사업, 바이오 사업에 온전히 투자와 운영 역량을 집중할 수 있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 및 협업을 진행해 이들 사업의 가치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이 진화에 나서자 시장은 안정을 찾았다. 전날 6.11% 급락했던 LG화학 주가는 이날 오전 3% 이상 상승하고 있다.

SK(주)처럼 IPO 뒤 주가 하락할 것
하지만 분할방식을 둘러싼 주주들과 회사 측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물적분할로 신설회사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받지 못한다는 데 기인한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과 달리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법인 지분을 나눠주지 않는다. LG화학 주주들은 LG화학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을 간접 지배하는 형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전망이 밝다는 점이 LG화학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가 중요하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주식카페 등에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했는데 방탄소년단이 탈퇴한 꼴"이라는 등의 반발이 이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바이로로직스의 지분 43%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주가와 SK바이오팜의 지분 75%를 보유한 SK(주)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을 예로 들어 "한국 증시에서는 (알짜 자회사를 보유한) 모회사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LG화학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적분할 방식을 취하더라도 자금조달이 목적인 LG화학이 결국은 LG에너지솔루션의 유상증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만큼 인적분할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분석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할방식보다 LG배터리의 이익률이 가치 상향의 핵심"이라며 "주주 입장에선 기업가치 상승이 최초의 투자포인트였을 것이고, 물적분할이 결론적으로 생존과 기업가치 상승으로 귀결될 것인지만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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