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책에서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스스로 선량한 시민이라 생각하며 자신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 말은 우리가 자신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차별적인 언어, 유머, 행동을 통해 상대방이 불쾌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책에서는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민 노동자, 여성, 난민 수용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제기된 여러 쟁점을 사례로 들며 다수가 자신들 무리 밖의 사람들에게 던졌던 차별에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 짚어준다.
사람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집단을 나누려 마음의 경계를 세우고 이 경계 안에 들어서지 못한 외부 집단에 대해서는 단순화된 고정관념을 지닌다. 그리고 그 고정관념은 편견을 키우고 편견은 차별을 낳는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누구나 자신이 처한 상황 또는 위치에 따라 소수인 약자가 되기도 하고 다수인 강자가 되기도 하는데, 우리는 자신이 다수자의 위치에 서 있는 동안에는 정당한 차별도 있다고 말하며 소수자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은 특혜고 다수가 역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차별은 공정하다는 생각, 편향된 능력주의, 다문화주의 없는 다문화가 얼마나 위험한지 이해하게 됐고, 한국 사회에 다양성을 포함한 보편성과 실질적 평등의 구현이 왜 필요한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풍경 전체를 보려면 세상에서 한 발짝 밖으로 나가야 하며 이 세계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알기 위해 나와 다른 자리에 서 있는 사람과 대화해 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편협한 시야가 생각을 모두 가리는 것을 막으려면 누군가 내가 보지 못한 것을 보고 그것은 차별이고 불공정한 것이라고 지적했을 때 자신을 방어하고 분노하기보단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인가?”라는 물음 앞에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을 때까지 나부터 ‘차별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다하며 주변에 퍼져있는 차별을 발견하고 개선하려 힘써야겠다.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3년) 2wondergirl@naver.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