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안모씨(31)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소개팅이 파투났다. 지난달 23일로 잡혀있던 소개팅이 8·15 광복절 집회 이후 확진자가 급증해 취소됐다. 상대방은 "지난주 우리 회사에 확진자가 생겨 불안한데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날짜를 다시잡는게 어떠냐"며 약속을 미뤘다.
안씨는 "그 뒤로 잠잠해지기는커녕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며 소개팅이 흐지부지 됐다"며 "지인들과 술자리도 크게 줄어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클럽, 술집 등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한동안 문을 열지 않았는데다 소개팅도 많이 취소되는 탓에 이전에 비해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대안으로 소개팅앱이나 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새 인연을 찾기도 한다. 스누라이프, 캠퍼스픽 등 대학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시대, 사람 어떻게 만나나요", "어플 만남 성공기" 등 관련 게시물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대표적인 소셜앱 3가지의 이용자수 및 활동량 변화추이를 보면 모두 코로나19 이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플랫폼 ‘틴더’는 유료가입자 수가 지난해 4분기 590만 명에서 올해 2분기 620만 명으로 증가했다. 데이팅앱 ‘다이아매치’ 가입자수도 올 2월 988명에서 8월 2599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 및 직장을 인증하는 소개팅앱 ‘스카이피플’의 경우 어플 내 활동량이 지난 1~2월경 코로나19확산과 함께 급증해 4월 약 350만회로 최고기록을 찍었다. 스카이피플 운영사 에이치소사이어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소개팅앱 활동량이 늘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부작용도 우려한다. 사기와 성희롱 등 범죄 우려 때문이다.
최근 소개팅 앱을 깐 직장인 손모씨(30)는 "가공된 사진과 한정된 정보만으로 이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며 "재미로 해보고는 있지만 신뢰할 수 있는 만남인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대면 소통 수단을 악용한 범죄 피해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모욕 및 명예훼손 발생 건수는 2017년 1만3348건에서 지난해 1만6633건으로 늘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