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계 악사(AXA)손해보험(악사손보) 매각 예비입찰에 유력 원매자인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가 막바지 불참으로 가닥지었다. 교보생명이 재인수 의지를 밝히며 참여해 무산 위기는 피했지만, 매각측과 인수자간 눈높이 차이에 완주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악사손보의 지분 100%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이 단독 참여했다. 프랑스계 금융그룹 악사는 한국내 악사손해보험을 매각하기 위해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선 거래 초반부터 신한금융지주의 공식적인 참여 여부에 거래 성패가 달린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지주는 마감 시한인 오후 6시까지 참여 여부를 고심한 끝에 불참으로 가닥 지었다. 신한지주는 EY한영을 인수 주관사, 딜로이트안진을 회계자문으로 선임해 예비입찰 이전부터 참여를 준비해왔지만 결국 인수 의사를 접었다.
매각금액은 이 회사의 순자산에 주가순자산비율(PBR) 0.7~1배 수준을 적용한 1600억~2400억원대로 점쳐진다. 통상 보험사의 가치는 순자산에 PBR 1배를 적용하지만 최근 업황악화로 배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연초 하나금융에 매각된 더케이손해보험은 PBR 약 0.7배에 가격이 결정됐다. 매각 측은 3000억~4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높이 격차가 큰 점도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후속 절차 여부도 미지수에 빠졌다. 유일하게 참여를 결정한 교보생명은 프랑스 악사그룹에 2007년 회사(당시 교보자동차보험)를 매각한 지 13년 만에 재인수 절차를 밟게 됐다. 다만 신창재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들과 송사를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완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회사의 영업 포트폴리오가 자동차보험에 편중된 점과 이로 인한 실적 부진은 매각에 걸림돌로 꼽혀왔다. 악사손보는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회사 전체 포트폴리오의 84.3%가 자동차보험으로 구성됐다. 자동차보험 분야는 최근들어 손해율이 악화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자동차보험 누계 손해율은 약 94.8%로, 업계에서 추정하는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76~78%)을 넘어 섰다는 평가다. 실적도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75억원, 2018년 164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악사손보는 2000년 ‘코리아다이렉트’란 이름으로 온라인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이듬해 교보생명이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이 교보생명에서 지분 74.7%를 인수하면서 교보AXA자동차보험이 됐다. 2009년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내놓고 보험대리점이나 모집인 없이 회사와 계약자가 직거래하는 다이렉트 보험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차준호 / 임현우 기자 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