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두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진보·여성운동의 아이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망으로 후임자 임명 문제가 미국 정치권의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다. 대선을 6주 앞둔 시점에 사법부의 성향을 바꿔 놓을 수 있는 후임자 자리를 두고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대선 판도와 여론을 가늠할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에 (대법관)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며 “여성이 될 거다. 아주 재능 있고 훌륭한 여성”이라며 임자를 곧 지명하겠다 공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후임자 임명 속도를 두고 민주당은 오는 11월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는 2016년 2월 공화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임자 지목에 공화당이 인준을 거부했던 태도와 상충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으로 또 다른 보수 성향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면 보수 대 진보 비율이 6대 3으로 바뀌게 돼 대법관 이념 지형은 보수성이 더 강화된다. 9명인 연방대법관은 현재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미국 대통령은 관례적으로 보수, 진보 성향의 대법관을 반반으로 유지해 판결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현재까지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닐 고서치 대법관 2명을 임명했다.
이런 공세에 맞서 민주당은 '총력 저지'를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소속 상원의원들과 전화 회의를 하고 긴즈버그 후임 지명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총력 저지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새 대법관을 지명할 경우 야당인 민주당으로선 막을 방법이 없다. 공화당에서 이탈자가 나오지 않는 한 말이다.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며 상원이 인준을 거쳐 임명되는 데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과반인 53석을 차지, 장악하고 있다.
긴스버그 대법관은 이런 우경화 상황을 우려한 듯 임종 전 손녀에게 받아 적도록 한 성명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선임될 때까지는 나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유언까지 남겼다.
새 대법관 후보로는 보수 성향 여성인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등법원 판사와 남아시아계 남성인 제6연방고법의 애뮬 타파 판사, 제11연방고법의 쿠바계 여성인 바버라 라고아 판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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