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에볼루스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메디톡스 균주가 같다는 내용의 예비판결문이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2018년 2월 상장 후 나스닥시장에서 한때 30달러를 웃돌았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3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미국 로펌들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소송자를 모집하고 있다. 소송을 준비 중인 로펌은 미국 내 증권투자 소송 전문 로펌인 깁스를 비롯해 브라가이글앤드스콰이어, 로위다넨버그, 파루키앤드파루키, 포트노이 등 여덟 곳이다.
에볼루스가 대웅제약의 균주 도용 문제를 알고도 허위 공시했는지,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는지 등이 쟁점이다. 공개해야 하는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겼거나 거짓말을 했다면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 법무법인은 에볼루스의 비공개 정보를 제공하는 내부고발자에게 거액의 보상을 제시했다.
지난 7월 내려진 ITC의 예비판결이 11월 본판결에서도 유지된다면 본격적인 소송전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에볼루스는 사실상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 임상과 판매를 위해 세워진 회사다. 현재 나보타에 대한 미국과 유럽 판권을 갖고 있다.
대웅제약도 에볼루스와의 기술수출 계약서에 따라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에 공개된 두 회사 간의 기술이전 계약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고의적인 위법 행위 또는 중대한 과실이나 태만 행위가 있을 경우 에볼루스와 그 임직원, 대리인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에볼루스가 기술 도용 문제를 알지 못했다면 배상의 주체가 대웅제약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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