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안신도시가 2011년 첫 삽을 뜬 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도안신도시는 2조9664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전 서구·유성구의 11개 동 일원 610만9000㎡에 6만8700여 명이 생활할 수 있는 주택과 상업·업무시설 등을 갖췄거나 계획 중이다. 1단계는 완료됐고 2단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단계 구역 면적은 68만6000㎡로 전체의 11%다. 대부분 공동주택이 차지하고 있다. 유성구 복용동과 상대동 일원에 자리한 도안신도시 2단계는 모두 40개 블록으로 나눠 개발 중이다. 지난해 3월 2-1블록 대전 아이파크시티 1·2단지를 시작으로 잇달아 아파트를 분양했다.
석정도시개발(대표 이창섭)은 내년 7월 분양을 목표로 대전 도안신도시 2단계 26·30블록에 지상 40층, 지하 2층의 2500여 가구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석정은 지난해 GS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소비자 선호도 상위 브랜드인 자이를 앞세워 대전지역 아파트 시장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유성구에 도시개발구역지정제안 수용을 마치고 시행을 위한 구획지정단계에 들어갔다. 내년 중반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이창섭 석정도시개발 대표는 도시개발 전문가다. 지역주택조합사업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취지는 좋은 제도지만 시행사들이 조합원의 돈을 떼어먹고 잠적하거나 처음 약속과 달리 추가분담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흔하다”며 “최소한 85% 이상의 토지를 확보한 뒤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나서도록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정도시개발은 2018년 2000가구 규모의 오산스마트시티금호어울림 프로젝트에 이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모델하우스를 개장하기 전 90% 이상의 토지계약을 완료했다. 사업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아지자 사업 개시 1년이 채 안 돼 조합원 모집이 끝났다.
이 대표는 오산 프로젝트 성공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는 2007년 대전 유성에서 주상복합 개발에 나섰다가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이뤄지지 않아 수십억원을 날렸다. 찜질방에서 자면서 3년을 버텼다. 영세한 시행사들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해주며 끊임없이 재기를 노렸다. 제주의 한 시행사로부터 개발대행(PM)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받은 수수료를 밑천으로 제주에서 소규모 빌라 등을 개발하며 사업 종잣돈을 마련했다.
그는 2015년 경북 김천에서 930여 가구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나섰다가 또 실패를 겪었다. 지역 경기가 좋지 않았던 데다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인식이 워낙 나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50억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았지만 조합원과 협력업체들의 돈을 늦게나마 한푼도 떼어먹지 않고 갚았다”며 “회사를 믿고 참여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지난 5월 충북 청주와 세종 인근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오송역 현대힐스테이트 2094가구를 100% 분양 완료했다. 이 여세를 몰아 내년 대전 도안신도시(일반분양), 서동탄역 주택사업(일반분양), 오산스마트시티2차(일반분양) 등 각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공급을 이어갈 예정이다.
석정은 지난해 인수한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을 환승센터와 쇼핑은 물론 주거기능을 포함한 대규모 복합시설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 중이다.
올가을 대전지역에서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아파트 분양은 전무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9~10월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 물량은 10만7605가구(임대 포함)로 조사됐다. 이 대표는 “‘사람에게 바른 도시를 만든다’는 생각이 곧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어진다”며 “단순히 도시개발을 통해 이득을 챙기겠다는 생각으로는 절대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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