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없는 추석 극장가, 다양한 차림표로 승부

입력 2020-09-22 17:20   수정 2020-09-23 00:49

극장가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국 영화 신작이 잇달아 개봉한다. 먼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일을 뒤늦게 확정한 ‘디바’와 ‘검객’이 23일 관객과 만난다. 이어 ‘담보’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국제수사’가 29일, 휴먼 드라마 ‘돌멩이’가 30일 개봉한다. 대부분 제작비 100억원 미만의 중급 규모 영화다.

당초 추석 개봉을 예고했던 송중기 주연의 ‘승리호’와 차승원 주연의 ‘싱크홀’ 등 제작비 2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는 개봉을 포기했다. 관객 수가 평년의 30%를 밑도는 시기에 대작은 흥행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 투자 배급사 관계자는 “추석 성수기에도 극장들의 축소 운영으로 고심이 깊다”며 “예년처럼 압도적인 대작은 없지만 관객이 취향에 따라 골라볼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민아 주연의 ‘디바’(감독 조슬예)는 다이빙계의 디바 이영이 사고로 잃었던 기억을 되찾으면서 진실을 알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절친’ 수진과의 관계를 통해 이영 내면에 감춰진 욕망과 광기의 실체를 탐색한다. ‘검객’(감독 최재훈)은 광해군 호위무사였다가 은둔의 삶을 사는 조선 최고 검객 태율이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다시 칼을 드는 추격 액션이다. 조선시대 성행한 인신매매, 명나라와 청나라 정권 교체기의 국권 유린 사건 등이 배경이다. 태율역 장혁의 통쾌한 검술 액션과 짜릿한 복수극이 하이라이트다.

하지원과 성동일, 김희원이 나선 ‘담보’는 가족 관객을 겨냥한 힐링 드라마다. 냉혹한 사채업자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엉겁결에 어린아이 승이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외계인 남편 만길(김성오 분)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된 소희(이정현 분)가 친구들과 반격에 나서는 코믹 스릴러다. ‘시실리 2㎞’ 등 독특한 공포 영화를 만든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반도’의 여전사 이정현이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를 펼친다.

지난달 개봉 예정이었다가 미뤄진 ‘국제수사’(감독 김봉한)는 필리핀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형사가 범죄조직의 농간으로 살인용의자로 몰린 뒤 현지 가이드와 함께 직접 수사에 나서는 코믹 범죄 액션이다. 곽도원 김희원 김대명 등이 출연한다. ‘돌멩이’(감독 김정식)는 김대명이 여덟 살 지능의 30대 청년 석구역을 맡아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범죄자로 몰리며 벌어지는 휴먼 드라마다. 송윤아 김의성 등 중견 배우가 열연한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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