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상장을 앞둔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22일 온라인 기업설명회(IR)에서 공개한 올해 상반기 실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탄소년단(BTS)의 오프라인 콘서트가 전면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실적을 거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수치를 내세운 것이다.
빅히트는 이날 기관투자가 대상 IR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설명하고 멤버들의 군입대 등 예비 청약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박용한 투자전략실장과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실무진이 마이크를 잡았고, 창업자인 방시혁 의장은 등장하지 않았다.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선 국내 엔터테인먼트 3사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실적을 강조했다. 올 상반기 294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과거 3년 동안 연평균 152%의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에서다. 최근 발매한 신곡 ‘다이나마이트’의 성공과 지난 6월 인수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매출의 본격 인식으로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점으로는 높은 간접참여매출 비중을 들었다. 간접참여매출은 MD(상품), 온라인 콘서트, 게임, 출판물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다. 앨범, 공연, 광고, 출연료 등 연예인이 벌어들이는 직접참여매출과 달리 회사가 가져가는 이익 비중이 높다. 박 실장은 “연예인이 활동하지 않아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해왔다”며 “간접참여형 매출은 2018년 전체의 31%에서 올 상반기 48%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BTS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는 “사전 콘텐츠 제작과 개별 유닛 활동 등으로 컨트롤(조정) 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현재 BTS 가동 매출이 전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며 “롤링스톤, 메탈리카처럼 2~3년에 한 번 활동하더라도 수익 창출이 가능한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엔터업종 평가에 잘 쓰지 않는 ‘EV/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방식을 적용한 데 대해 이 CFO는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회계정책 기준에 영향을 덜 받는 EV/EBITDA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팬덤에 집중하는 비즈니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부가가치로 전환시키는 전문역량을 보유한 회사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증권가는 빅히트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목표가를 공모가 상단(13만5000원) 대비 181% 오른 38만원으로 제시했다. 같은 날 유안타증권은 목표가 29만6000원, 적정 기업가치를 10조원으로 봤다. 하이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은 유안타보다 낮은 7조2000억원대로 추정했다.
전예진/임근호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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