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수 공모주를 받은 주주들을 제외하고 상장 이후 카카오게임즈를 시장에서 매수한 주주는 모두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 거래량은 56만 주에 불과했고, 거래량이 상장 3일차인 지난 14일 최대치(2021만 주)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 주식을 산 신규 주주 대부분이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모델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게임업종 기업은 대략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IP(지식재산권) 원작자, 개발사, 유통사(퍼블리셔) 등이다. 최종 상품인 게임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각 기업이 나눠 갖기 때문에 자사 보유 IP로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최종 유통까지 맡는 기업일수록 수익성이 높고 주식시장에서도 높은 밸류이에션을 부여받는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약 60%가 퍼블리싱 사업에서 발생한다. 영업이익률은 고수익 업종으로 인식되는 게임업종 치고는 낮은 14.2%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올해부터 내년 사이 출시할 주요 신작인 엘리온, 오딘 그리고 지난 7월 출시한 최신작 가디언테일즈는 모두 퍼블리싱을 맡은 작품”이라며 “자체 개발 비중이 낮고, 매년 약 1000억원대 매출이 발생하는 펄어비스 게임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퍼블리싱 사업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20배 이상의 PER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게임즈 임직원이 갖고 있는 물량도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창사 이후 9차례에 걸쳐 622만2500주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직원들에게 부여했다. 상장 시점을 기준으로 이 중 300만2836주가 행사됐다. 이 옵션들의 행사가격은 최저 5095원(2~3회차)에서 최고 1만7192원(9회차)으로 22일 종가 대비 최대 995%의 평가차익이 존재한다. 직원들이 회사의 장기 성장성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가격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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