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각시탈’ ‘굿 닥터’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주원의 출발점은 TV가 아니라 무대였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했다. 지난해 2월 군 제대 직후 복귀작으로 SBS 드라마 ‘앨리스’와 함께 ‘고스트’ 재연 무대를 선택했다. “무대에서 연기할 때면 새 도화지가 된 기분이 들어요. 어느 순간 객석이 없어지고 제가 샘 자체가 돼 그 공간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는 7년 전과는 다르게 새로운 감정들도 깨닫게 됐다고 했다. “초연 땐 샘이 몰리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 같이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는 걸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젠 그 안에 깃든 사연을 생각하고, 그 말을 아껴두거나 못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스트’는 2개월 넘게 무대 세트를 만들고 준비하고 있다. 1500여 장의 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활용하고 첨단 영상 기술을 접목하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LED 패널과 조명의 점등 시점, 위치 등을 시시각각 고려해 움직여야 한다. “처음엔 조명 등을 잘 맞춰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샘의 감정에 충실해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다 보면 대사, 음악, 조명이 딱 맞아떨어져요.”
그는 최근 무대 구성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대본만 읽는 ‘리딩 공연’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배우들이 대본을 읽을 때 정말 멋있어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의 연기와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전하는 연기는 굉장히 다르거든요. 최근 활성화된 리딩 공연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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