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26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공급 시기는 대부분 몇 년 후다. 당장 집을 매입하려는 무주택자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이 부족한 ‘전세 대란’까지 나타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열망은 더 커져 간다. 기존 주택을 매입하자니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집값이 부담이다. 새 아파트 청약은 낮은 가점이 발목을 잡는다. 올가을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낮을 경우 특별공급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특별공급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나 신혼부부 등을 위해 물량을 따로 떼어내 공급하는 제도다.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주택형에만 적용된다. 공공주택은 특별공급 물량으로 신혼부부 30%, 생애최초 25%가 할당된다. 민영주택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전체 물량의 20%를 차지한다. 원래 민영주택에서는 생애최초 특별공급이 없었다.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민영아파트는 15%, 민간택지 민영아파트는 7%가 각각 신설됐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당첨자 선정은 기본적으로 가점제를 기반으로 한다. 동점일 경우 추첨제가 적용된다. 자녀가 있으면 1순위, 무자녀는 2순위에 배정된다. 혼인 기간이 짧을수록, 자녀 수가 많을수록, 해당 지역 거주 기간이 길수록 경쟁에서 유리하다. 소득 요건을 제외한 항목별 최고점은 3점으로 총 13점이 만점이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100% 추첨제여서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가 노려볼 만하다. 다만 5년 이상 일한 근로자나 자영업자여야 한다는 기준이 있어 사회초년생은 제외된다.
특별공급 청약 자격에는 소득기준과 자산기준이 적용된다.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소득요건이 같다. 공공주택은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이하여야 한다.
민영주택은 물량의 75%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 이하, 나머지 25%는 120%(맞벌이 130%) 이하가 대상이다. 2020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3인 기준)을 살펴보면 100%는 562만원, 120%는 675만원, 130%는 731만원이다.
정부는 지난 ‘7·10 대책’에서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의 경우 분양가 6억원 이상 신혼희망타운과 민영주택에 한해 소득요건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130%(맞벌이는 140%)로 10%포인트씩 완화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 소득요건을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젊은 무주택자를 위한 청약 기회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적 여력이 있다면 수도권 3기 신도시 등 공공분양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부는 내년 7월부터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택지의 공공분양 아파트에 대해 사전청약을 받는다.
3기 신도시 분양 물량 12만 가구 중 2만2200여 가구가 사전청약으로 나온다. 내년 7~8월 인천 계양신도시(1100가구), 9~10월 남양주 왕숙2지구(1500가구) 등의 사전청약을 받는다. 11~12월에는 또 남양주 왕숙(2400가구), 부천 대장(2000가구), 고양 창릉(1600가구), 하남 교산(1100가구) 등 3기 신도시 물량이 쏟아진다.
3기 신도시는 주택을 분양하는 시·군에서 1년(투기과열지구인 하남 교산지구는 2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자에게 전체 물량의 30%를 우선 공급한다. 이들 지역으로 이사가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서울 등 다른 수도권 지역 거주자도 무주택자이기만 하면 우선 배정되지 않은 물량에 청약할 수 있다. 3기 신도시 일반공급은 청약통장에 매월 최소 10만원씩 10년 이상 장기간 납입해야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공분양은 청약점수가 아니라 청약통장 납입 횟수를 기준으로 당첨자를 뽑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기 과천에서는 과천지식정보타운(8422가구), 과천지구(7100가구) 등에서 공공분양 물량이 나온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서는 3개 단지가 다음달 공급된다. S1블록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일반 물량 435가구), S4블록 ‘과천 푸르지오 어울림 라비엔오’(일반 물량 679가구), S5블록 ‘과천 푸르지오 데시앙’(일반 물량 584가구) 등이다. 과천지구는 내년 11~12월 1800가구에 대한 사전청약을 받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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