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3년 외국 문물을 받아들인 개항의 도시 인천. 그동안 인천내항 중심이던 해상 물류 환경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신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15년 인천신항 개장 이후 컨테이너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인천항 전체 물동량의 58.8%인 169만5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물동량의 62% 이상을 신항에서 처리했다.
2025년 신항 1-2단계 컨테이너부두와 배후단지가 개장하면 컨테이너 물동량을 기반으로 한 인천항의 물류 중심은 신항이 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인천항만공사는 물동량이 몰려드는 신항을 체계적으로 키우기 위해 배후단지 조성을 앞당기고 물류 처리 속도를 높이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한진터미널에 구축된 380t의 ARMGC는 원격·반자동으로 작동된다. 길이 48m, 폭 25m, 높이 31m의 구조물로 28.4m 폭의 레일에서 5단·9열의 컨테이너 처리작업을 한다. 그동안 22대의 ARMGC로 터미널을 운영해 온 한진터미널은 이번 추가 도입으로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과 똑같이 28대를 보유하게 됐다. 공사 관계자는 “ARMGC 신규 도입으로 컨테이너 작업 속도와 효율이 크게 개선되고 운송차량 흐름도 원활해져 화물 적체 혼잡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항에 신규로 컨테이너 부두가 축조되면 기존 운영 중인 한진 및 선광터미널 컨테이너 부두와 연계효과가 있어 중국, 인도 등 신남방 지역의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는 데 큰 역할이 기대된다. 하부공사에 따른 지역 내 부가가치 유발효과 2699억원, 생산유발효과 6217억원, 취업유발효과는 6001명에 달할 전망이다.
인천항은 2015년 신항 1-1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장 후 물동량이 계속 늘어나 수도권 관문항으로서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2025년 물동량 대비 컨테이너 부두 시설 확보율이 71%에 불과해 차질없는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와 인천항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선제적인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항 배후단지 I단계 1구역 내 23만㎡는 복합물류클러스터로 조성해 7개 부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복합물류클러스터 단지에는 물류센터 컨테이너 적출입 작업과 수배송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 구축된다. 수출업체의 완제품을 배후단지로 반입해 물류작업 후 수출하는 물류형 비즈모델을 만들고 있다. 비철금속 아시아 허브물류센터 기능과 접이식 컨테이너 조립 및 특화 화물 처리가 가능하다.
지난 6월 정부는 인천신항 배후단지를 ‘콜드체인 특화구역’으로 지정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사업자 선정 방법을 공개입찰에서 민간제안사업으로 변경해 연내 우선협상대상기업 선정을 서두르고 있다. 콜드체인 특화구역 부지는 수도권 냉동·냉장 화물 등이 유통되는 신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기업이 초저온 화물 특성에 맞춰 투자 규모 및 방식, 사용 면적 등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기업 유치 방식이 적용된다”며 “최대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투자와 물류센터 내 LNG냉열을 재활용하는 신기술 적용에 중점을 두고 맞춤형 투자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는 물류환경 변화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항과 인접한 송도국제도시 IBS타워로 이전한다. 다음달까지 신사옥 이전을 마무리하고 11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최준욱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사옥 이전을 통해 경비 예산을 절감하고 허리띠를 졸라매 핵심 업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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