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가 남한산성과 팔당, 천진암, 태화산 등 지역 내 역사·문화·환경 콘텐츠를 잇는 ‘길(道) 조성 프로젝트’에 나섰다. 이는 ‘길’을 통해 지역의 역사·문화·환경 탐방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광주시는 팔당상수원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의 중첩 규제로 각종 지역개발 사업에 제약을 받고 있다. 시는 2018년 신동헌 시장 취임 이후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규제도 자산’이라는 시정 운영 방침을 세워 실천에 나서고 있다. 길 조성 프로젝트는 이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신 시장은 “각종 규제로 대단위 개발 사업에 제약을 받고 있지만 규제 탓만 하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지역이 가진 역사·문화·환경 콘텐츠를 육성하고 이를 테마화, 벨트화하면 개발사업 못지않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한산성과 천진암 사이에는 청석공원과 조선 여류시인 허난설헌 묘소, 독립 운동가이자 민주화 선구자인 해공 신익희 생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팔당 물안개 공원, 백자도요지,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등의 역사·문화·환경 콘텐츠들이 대거 자리를 잡고 있다.
시는 이들 콘텐츠의 사이사이에 둘레길을 조성하고 일부 구간에는 인공데크를 설치해 탐방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올해 말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내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남한산성과 천진암 사이의 역사·문화·환경 콘텐츠를 벨트화하면 수도권 최고의 탐방로가 될 것”이라며 “이 길을 찾는 탐방객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되면 광주시는 새로운 자산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내년 6월까지 총 48억원을 투자해 이곳에 둘레길 산책로를 조성한 뒤, 경안천변에 수생식물과 경관식물이 식재된 생태공원을 만들어 팔당의 명소로 탈바꿈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초월읍 서하리~퇴촌면 광동리로 이어지는 경안천변 7㎞에는 경안천 누리길도 조성한다. 시는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총 14억원을 들여 이 구간의 수생식물을 복원하고 숲길을 정비하는 한편 수변 탐방로도 조성할 계획이다. 경안천 누리길이 완성되면 수도권 주민들은 경강선 초월역을 이용해 팔당 지역까지 트레킹이나 산책을 즐기는 역세권 나들이를 할 수 있다.
이곳까지 자전거나 도보로 갈 수 있는 길이 페어로드다. 2022년 6월 완공될 페어로드는 팔당 수변을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약자들도 차별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공정한 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 시장은 “허브원과 페어로드를 통해 지역에 새로운 관광명소를 갖추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 소득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광주=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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