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 욕망의 잔여물 '젤리'와 함께하는 판타지

입력 2020-09-23 17:14   수정 2020-09-24 03:02

넷플릭스의 새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사진)이 25일 190개국에 동시 공개된다. 정세랑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욕망의 젤리’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설정을 내세운 판타지물이다. 올 하반기 넷플릭스의 대표 오리지널 콘텐츠로 꼽히는 기대작이다. 정 작가와 연출을 맡은 이경미 감독이 함께 대본을 썼다.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정유미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은영은 젤리를 보는 자신의 능력이 귀찮고 싫다. 그러던 어느 날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 분)의 호기심 때문에 오랫동안 닫혀 있던 학교 지하실 문이 열리며, 젤리들이 한 번에 튀어나온다. 학교와 학생들은 위험에 처하고, 은영은 이들을 지키려 애쓴다. 이 감독은 “완성되지 않은 여전사가 비로소 본인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가장 주목해서 볼 것은 ‘욕망의 잔여물’인 젤리다. 정 작가는 “욕망만큼 순수하면서도 오염되기 쉬운 것이 없다”며 “어떤 괴물이나 귀신보다 욕망이 무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소설 속 젤리를 하트, 흰수염고래, 문어 등 다양한 모양으로 시각화했다. 비교적 무해한 젤리는 투명하게, 오염된 젤리는 독을 가진 식물처럼 화려하게 표현한다. 젤리가 내는 소리도 독특하다. 동물 소리를 섞고 변형시켰다. 은영의 ‘여전사’ 이미지도 부각된다. 은영은 젤리를 무찌를 때마다 무지개칼과 비비탄총을 사용한다. 메소포타미아 여신의 별, 아테나의 날개 등 신화 속 여전사의 상징도 찾아볼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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