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통사 13개보다 커진 쇼피파이…시총 1171억달러

입력 2020-09-23 17:31   수정 2020-09-24 01:38

“이베이, 베스트바이, 메이시스, 갭, L브랜드(빅토리아시크릿 등 보유) 등 미국 대표 유통 기업 13개사의 시가총액을 합한 것보다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전자상거래몰 솔루션 업체 쇼피파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쇼피파이의 시총은 1171억달러(약 136조원·22일 종가 기준)에 이른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981억달러), 미국 은행 웰스파고(974억달러), 소비재 회사 3M(935억달러)보다 많다. 쇼피파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사이익을 얻은 전자상거래 관련 기업들의 급등한 몸값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쇼피파이는 온라인 쇼핑몰 설립부터 마케팅, 주문 처리, 결제까지 운영 업무를 지원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누구나 쉽게 쇼핑몰을 열어 관리할 수 있고 월 이용료가 최저 29달러로 저렴하다는 점 때문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판매 비중을 줄이고 온라인에 주력하려는 기업과 상인이 크게 늘면서 쇼피파이의 솔루션 수요 역시 폭증했다. 아마존과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입점해 수수료를 내는 대신 쇼피파이 솔루션을 활용해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길 원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지난 2분기 쇼피파이 솔루션을 이용해 새로 개설된 쇼핑몰 수는 1분기보다 71% 늘었다.

이 덕분에 쇼피파이 주가는 올 들어 140% 상승했다. 지난 2분기 쇼피파이 솔루션을 활용한 쇼핑몰 매출(301억달러)은 처음으로 이베이 매출(271억달러)을 넘어섰다. 쇼피파이의 시총은 이베이(356억달러) 등 다른 여러 전자상거래 기업과 미 최대 전자제품 유통 기업인 베스트바이(279억달러) 등 상당수 오프라인 유통 기업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급등했다는 논란이 일며 22일 종가(954.25달러)는 지난 1일 최고가(1134.32달러)보다 15.9%가량 하락했다. 금융정보 사이트인 팁랭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쇼피파이의 목표주가 평균은 1109.8달러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두 배가량 급증한 7억1430만달러였고, 순이익은 3600만달러(약 425억원)로 흑자전환했다. 3분기 실적이 주가 향방의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분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웹사이트 제작 강자인 우커머스와 스퀘어스페이스 등은 온라인 쇼핑몰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빅커머스는 저가 전략을, 홈페이지 제작사 윅스는 쇼핑몰 솔루션 상품을 내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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