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투톱’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경제 회복이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여전히 1100만 명이 저 밖에 (실업자로) 남아 있다”며 “그들의 소비가 감소하고 그들이 집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그 부정적 충격을 언젠가 체감할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은 Fed의 대출이 아니라 직접적인 정부 재정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같은 위원회에 나와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소매, 주택판매, 제조업 성장, 기업 활동 증가에 힘입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추가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일부 산업 지원과 중소기업 급여보호 프로그램(PPP)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CNBC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8월 도입한 주당 300달러의 연방 실업수당이 조만간 소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지난 3월 2조2000억달러 규모의 3차 부양책을 통해 실직자들에게 주당 600달러의 연방 실업수당을 7월 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시한이 마감됐지만 의회는 실업수당 연장을 위한 추가 부양책(5차 부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주당 300달러의 실업수당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2조2000억달러,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3000억달러를 제안하면서 추가 부양책 타결을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자 지명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면 충돌하면서 양측의 합의가 더 요원해졌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20만 명을 돌파했다. 한때 주춤하는 듯했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도 다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동·서부 해안가와 남부 지역이 핫스폿(집중 감염지)이었다면 지금은 위스콘신, 몬태나, 노스다코타 등 내륙 지역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다.
날씨까지 쌀쌀해지면서 가을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는 내년 1월 1일까지 사망자 수가 27만8000여 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마스크 사용을 95%까지 올리면 11만5000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강조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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