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호텔' 타고 '관광비행' 해볼까…마일리지 적립도

입력 2020-09-24 10:50   수정 2020-09-24 10:5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추락하자 항공업계가 '도착지 없는 비행' 도입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른바 '관광 비행'을 선보였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24일과 25일 국내 상공을 약 2시간씩 비행하는 'A380 특별 관광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관광상품에는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 기종이 투입된다.

A380은 그동안 국내선 항공편에는 투입이 되지 않던 기종으로,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관광비행 상품은 다음달 24일과 25일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후 오후 1시 2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항공권 가격은 비즈니스스위트석 30만5000원, 비즈니스석 25만5000원, 이코노미석 20만5000원이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경우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승객 간 일정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실제 가용 좌석수보다 185석 줄어든 310석만 운영하게 된다.

탑승객 전원에게는 기내식, 어메니티 키트, 국내선 50% 할인 쿠폰, 기내면세품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마일리지 적립도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항공 여행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특별 상품을 구상하게 됐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마음 편히 여행하는 일상이 돌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국내에서는 에어부산이 지난 10일 국내 상공을 비행하다 출발지로 돌아오는 방식의 도착지 없는 비행을 첫 운항했다.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해 포항과 서울을 거쳐 광주와 제주 상공까지 운항한 후 김해공항으로 되돌아왔다.

다만 이는 여행·관광용이 아닌 교육을 위해서였다. 해당 비행은 경상북도 소재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학생 7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체험비행 항공편에 탑승해 기내 이·착륙 준비, 기내 방송, 각종 승객 서비스 체험 등 실제 캐빈승무원의 직무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에어부산은 추가로 5~6회에 걸쳐 학생 교육 목적의 체험비행 항공편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의 경우 대만과 일본의 일부 항공사가 여객 수요 추락을 조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유사한 상품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달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가 대만 여행사 이지플라이, 항공사 타이거에어와 공동으로 제주 상공을 여행하는 항공편 체험상품인 ‘제주 가상출국여행 얼리버드 프로모션’ 상품은 지난 11일 정오에 출시하자마자 4분 만에 판매가 완료되기도 했다. 대만관광객 120명이 참가한 해당 상품은 19일 타이베이공항을 출발해 목적지인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대만으로 다시 회항한 상품이다.

일본 항공사 ANA는 도착지 없는 비행의 일환으로 하와이 여행 기분을 내도록 상품을 기획했다. 승무원들과 승객이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관련 기념품을 준비해 일본 상공을 돈 후 다시 내리지 않고 돌아오는 상품이다. ANA는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서 운항하는 여객기를 이용해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출발한 후 돌아왔다.

싱가포르항공 역시 이 같은 도착지 없는 비행 상품 출시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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