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색' 빼는 틱톡? 中 국적 임원 바꾸고, 글로벌 사무실 설립

입력 2020-09-24 13:45   수정 2020-09-24 13:47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제재를 눈앞에 두고 있는 틱톡이 전 세계 곳곳에서 '중국색 빼기'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을 '중국 스파이앱'으로 지목해 공격하는 등 중국 정부와 계속 얽히면서 시장 퇴출 위기에 몰리자 거리두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틱톡, 韓 임원 교체하고 캐릭터 상품 선봬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틱톡 사업을 전개하는 바이트댄스 한국법인 사내이사가 최근 캐나다 국적의 리우짜오로 변경됐다. 기존 사내이사 중 한 명이었던 중국 국적의 창업자 장이밍은 사임했다.

틱톡은 최근 국내에서 영업, 마케팅, 콘텐츠 관련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 틱톡 사업을 더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틱톡 가입자는 약 300만명으로 추산된다. 500만명인 한국 10대 청소년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틱톡은 또 최근 국내에서 홍보를 전담할 업체도 새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소비자 접촉에도 나섰다. 2017년 11월 틱톡의 모회사 중국 바이트댄스가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 뒤 본격적으로 한국 챙기기에 나선 모양새다.



틱톡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전 세계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틱톡은 지난 22일 글로벌 콘텐츠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한국을 포함해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7개국 전문가들을 영입해 '아시아태평양 안전자문위원회 '를 구성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틱톡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보안' 문제를 다룰 글로벌 자문위원회를 둔 것이다. 틱톡은 이 기구를 통해 각종 이슈와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데 자문을 받을 계획이다.

퇴출 위기 속 '활로 모색'…"틱톡 글로벌 채용 늘릴 것"
앞서 지난 7월 로이터통신은 틱톡이 영국 런던에 본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영국 정부와 논의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틱톡이 싱가포르, 런던, 더블린 등 중국 밖 지역에 본사를 세우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은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에 지사를 두고 있으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의 본사는 중국 베이징에 있다.

본사 차원에서 해외 시장을 겨냥한 인력 채용에도 나서고 있다.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올 9월부터 일본,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 대응해 대내적으로 영어 능력 등 어학실력을 갖춘 직원을 채용한다는 공고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공고에는 유학경험을 우대하며 현지 활동 및 비즈니스 등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현재 틱톡은 중국 바이트댄스와 분리된 글로벌 본부를 미국 텍사스에 별도로 설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력 2만5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틱톡이 '중국색 빼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생존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은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 이른바 '스파이앱' 의혹 등으로 미국과 인도,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퇴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인도는 틱톡을 금지했고, 호주는 지난 7월부터 틱톡 금지를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은 오는 27일(현지시간)까지 틱톡의 미국 내 사용금지 조치를 취했다. 현재 틱톡은 미국의 행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를 미국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틱톡은 2017년 최초 해외 서비스 이후 미국 내 사용자만 1억명, 전세계 가입자 10억명을 끌어모았다. 중국 IT기업으로 시작해 최초로 글로벌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틱톡 입장에서는 정치적 이슈가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지난 6월말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자 홍콩 시장에서 자진 철수했다.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홍콩 정부에 이용자 정보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강력한 조치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장이밍 중국 바이트댄스 설립자 겸 최고 경영자(CEO)의 꿈이 미국과 중국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무너지고 있다고"고 보도했다.

틱톡 국내 관계자는 "틱톡은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수혜를 받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전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며 "이에 발맞춰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채용을 늘리고 틱톡 글로벌의 본사를 유지하고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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