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코로나19 속 '롯데호텔 시애틀' 개장

입력 2020-09-24 15:21   수정 2020-09-24 15:25

롯데호텔이 미국 시애틀에 '롯데호텔' 간판을 걸었다. 미국 뉴욕과 괌에 이어 시애틀에 롯데호텔을 열어 미국을 가로지르는 호텔 체인을 구축했다.

롯데호텔은 24일 시애틀 다운타운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개장한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의 열두 번째 해외 호텔이자 미국에선 세 번째 호텔이다. 2010년 롯데호텔이 러시아에 첫 해외 호텔인 ‘롯데호텔 모스크바’를 개장한 지 10년 만이다. 롯데호텔은 시애틀 호텔을 열며 전 세계 총 32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게 됐다. 해외 12곳, 국내 20곳이다. 국내 호텔 체인 중 최대 규모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말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미국계 사모펀드 스탁브릿지로부터 이 호텔을 1억7500만달러(약 204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호텔과 하나금융투자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세워 부동산을 소유하고 롯데호텔이 운영을 하는 방식이다. 당초 지난 6월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돼 9월로 미뤄졌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시애틀 5번가의 ‘에프파이브(F5) 타워’에 들어선다. 44층 중 1~16층을 차지한다. 객실 수는 총 189실이다. 호텔 인근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스타벅스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의 본사와 애플, 디즈니 등의 오피스가 몰려 있다.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전망대 ‘스페이스 니들’과 ‘아트 뮤지엄’ 등 관광 명소들도 인근에 많다.

롯데호텔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호텔을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호텔사업 확장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호텔과 화학 부문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호텔 부문에서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전 세계 3만 객실 체제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롯데호텔 및 리조트의 객실 수는 총 1만1000여개다. 객실 수를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6성급 호텔인 시그니엘 부산 개관 행사에 당시 그룹 수뇌부들과 함께 참석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최근 경영권을 장악한 만큼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호텔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를 제외하고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과 롯데지주는 물론 롯데렌탈과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등의 주요주주다. 그러나 자사주를 제외한 호텔롯데 지분 전부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갖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은 한국 롯데에 대한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낮추는 방법이다. 일본 주주들 지분을 희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상장할 때 제값을 받기 위해선 호텔과 면세점 등 실적이 회복돼야 한다. 롯데호텔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나선 배경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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