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실종 공무원 사살'에 일단 침묵…"코로나 방역 차원" 주장할 듯

입력 2020-09-24 15:33   수정 2020-09-24 15:48


국방부가 24일 '연평도 실종 공무원 사살' 사건 관련 북측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 가운데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 향후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관영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북한의 만행을 공개하고 규탄 입장을 밝힌 만큼 북측도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대응 수위와 방법을 고민 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북한이 이번 사안에 대해 응당한 조치를 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입장에서 남측 공무원 사살 및 이후 송환이 아닌 화장이라는 신변 처리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설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북측 선박에 탄 사람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실종자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표류 경위를 확인했으며, 이후 시신을 화장할 때도 북한군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방호복을 입고 있었다.

지난 7월 개성 출신 탈북민이 다시 무단으로 월북했을 때도 북한은 월북한 탈북민으로 코로나19 유입 위험이 커졌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개성지역 봉쇄령까지 내렸다.

이 같은 상황을 들어 북한은 이전 사례처럼 남북 인원 간 접촉이 불가피한 방식의 월북자 송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으며 실종자에 대한 사살과 화장이 자체 방역 지침에 따른 적절한 조처였다는 해명을 내놓을 수 있다.

경색된 남북 관계도 북한의 유감 표명을 이끌어내는 데 걸림돌로 지목된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등 여러 차례 정부의 유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남측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만약 이번 북한군의 조치가 '평양'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이뤄졌다면 북한이 상황 관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사과에 가까운 유감을 표할 수도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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