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이 미국 시애틀에 ‘롯데호텔’ 간판을 내걸었다. 뉴욕과 괌에 이어 시애틀에 롯데호텔을 열어 미국을 가로지르는 호텔 체인을 구축했다.
롯데호텔은 24일(현지시간) 시애틀 다운타운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개장한다고 밝혔다. 롯데호텔의 열두 번째 해외 호텔이자 미국에선 세 번째 호텔이다. 이로써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에 첫 해외 호텔인 ‘롯데호텔 모스크바’를 개장한 지 10년 만에 국내외에서 총 32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게 됐다. 해외 12곳, 국내 20곳이다. 국내 최대 규모다.
롯데호텔은 지난해 말 하나금융투자와 손잡고 미국계 사모펀드 스톡브리지로부터 이 호텔을 1억7500만달러(약 204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호텔과 하나금융투자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부동산을 소유하고 롯데호텔이 운영한다. 당초 지난 6월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9월로 미뤄졌다.
롯데호텔 시애틀은 시애틀 5번가의 ‘에프파이브(F5) 타워’에 들어선다. 44층 중 1~16층을 차지한다. 객실 수는 총 189실이다. 호텔 인근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스타벅스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의 본사와 애플, 디즈니 등의 사무실이 몰려 있다.
김현식 롯데호텔 대표는 “뉴욕에 이어 미국 동부와 서부에서 국보급 호텔을 운영하게 됐다”며 “한국적인 서비스로 국내 호텔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호텔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호텔 사업 확장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호텔과 화학 부문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합병을 통해 향후 5년간 세계 3만 객실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롯데호텔과 리조트의 객실 수는 총 1만1000여 개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올라서며 경영권을 장악한 신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재추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호텔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를 제외하고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주 외 호텔롯데 지분 전부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갖고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일본 주주들 지분을 희석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다만 호텔롯데를 상장할 때 제값을 받기 위해선 실적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롯데호텔로서는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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