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금리 인상 이유에 대해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무언의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이날 카카오뱅크뿐 아니라 시중은행이 일제히 신용대출 금리 인상과 대출한도 축소를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4일 시중은행 주요 임원에게 25일까지 신용대출 목표를 재설정하라고 요구했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지적을 고려한 움직임이었다.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24조2747억원으로, 올해 10조2935억원 급증했다. 케이뱅크는 18일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0.20%포인트 올렸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전문직 신용대출’과 ‘KB스타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절반으로 줄이고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15%포인트 축소한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6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2종의 우대금리를 1.0%포인트에서 0.6%포인트로 낮춘다. 신한·하나은행과 농협은행 등도 신용대출 축소 방안을 금감원에 제출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 신용대출 시장이 위축되면서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2금융권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신용카드사들은 이미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신한·삼성·KB국민카드에 이어 이르면 다음달 카드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 신용대출을 해주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마이너스통장 같은 마이너스론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 우리카드는 연 4.0~10.0% 금리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놨다. 약정 기간과 한도 내에서 고정된 이자율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도 다음달 마이너스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송영찬/박진우 기자 0ful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