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0 팬텀클래식이 열린 전남 영암 사우스링스영암CC(파72·6454야드). 14번홀(파3)에 들어온 안송이(30)는 티잉에어리어에서 어드레스한 뒤 30초가량 움직임이 없었다. 13번홀(파4)에서 범한 3퍼트 때문에 단독 선두에서 2위로 내려앉은 기억을 없앨 시간이 필요했던 것일까. 투어 11년차 베테랑의 아이언이 빛을 발하는 순간 볼은 핀 1m 옆에 붙었다. 이 홀에서 ‘바운스 백 버디’로 분위기를 추스른 안송이는 공격 골프를 내내 구사하며 쟁쟁한 후배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백전노장’ 안송이의 샷은 거침이 없었다. 최종 라운드를 선두에 2타 뒤진 채 출발한 것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거센 바람에 다른 선수들이 티잉에어리어에서 우드를 잡을 때도 여지없이 드라이버를 잡았다. 공격적인 플레이에도 티샷은 똑바로 갔다. 페어웨이 적중률 78.5%의 드라이버 샷을 믿었고, 과감한 롱홀 공략이 먹혔다. 안송이는 4개의 파5홀에서 버디 3개를 낚으며 챔피언조에 있던 2년차 후배들을 압박했다. 후배들은 후반으로 갈수록 흔들렸다.
1, 2라운드에서 선두로 치고 나간 ‘완도 소녀’ 이소미(21)는 또다시 첫 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다. 고향인 전남 완도와 가까운 영암에서 ‘3전 4기’의 우승을 꿈꾸며 선두를 후반까지 1타 차로 추격했지만, 최종 라운드의 압박감을 이기지 못했다. 이소미는 1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10위(7언더파 208타)에 머물렀다. 임희정(20)이 8언더파를 쳐 공동 7위를 기록했고, 7언더파를 친 최혜진(21)은 이번 시즌 참가한 10개 대회에서 아홉 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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