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과 '북한 개별관광 촉구 결의안'을 절차대로 추진하자고 주장했다.
28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주장에 반발하며 두 안건 처리를 보류하자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근 국민감정을 고려할 때 두 안건을 예정대로 처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개별관광을 예정대로 추진했을 때 우리 국민의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법안 숙려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절차대로 두 안건을 법안소위로 넘겨야 한다"고 맞섰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이 법안소위에서 (두 안건을)강행 처리, 단독처리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절차대로)법안소위에 올려놓고 심도있게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통위원장이 당초 두 결의안 상정을 철회하려다가 말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의원은 "송영길 위원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상정하려던 것 철회했다'고 말했다"며 "불과 4일 전 기사다. 4일 만에 입장이 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송영길 외통위 위원장은 "그런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외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과 비준동의안, 결의안, 국정감사계획서 채택 등 총 52건의 안건을 심사할 계획이다. 외통위는 두 안건을 처리하는 문제로 여야 의원들이 대립하면서 오전 10시 현재 정회한 상태다.
외통위는 당초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결의안을 포함해 법안 심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철회하고 25일 외교부와 통일부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 공무원이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은 25일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다. 여권은 이를 높이 평가하며 대북규탄결의안 채택도 보류했다.
야권에선 우리 정부가 북한의 사과를 계기로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을 때 청와대는 강력 대응을 예고했었지만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새로 취임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오히려 대북제재를 피해 북한을 지원할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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