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있던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안보 이슈’가 터져나왔지만 민주당은 선거에서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텃밭인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어주면서도 부산 등 영남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함께 민주당 비대위에 몸을 담았던 이종걸 민주당 전 의원은 당시 민주당의 총선 승리가 김 위원장의 보수적인 안보 성향 덕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은 재벌 중심의 경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남북, 안보 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어서 민주당에서도, 국민의힘에서도 각 당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4년 전 20대 총선 기간 중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그분이 계실 때는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안보 이슈에 부침을 겪었던 과거와는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운열 민주당 전 의원도 “김 위원장은 정당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부분을 가운데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라며 “그분은 민주당에 있을 때나 국민의힘을 가서나 (추구하는 정책이) 달라진 게 거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무뚝뚝한 성격은 단점으로 꼽히곤 한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의원들도, 당직자들도 김 위원장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는 측면이 있다“며 “세세한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안 그래도 김 위원장이 나이가 많은데 성격이 딱딱한 느낌을 줘서 가까이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장의 최근 광주 행보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와 비판적 시각이 공존한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의 광주 행보는 아주 시의적절했고 민주당 입장에서는 만만찮은 행보”라면서도 “국민의힘의 진정성과 전체적인 당의 정서가 과연 민심과 부합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5·18 역사왜곡 처벌 특별법 제정 등 관련 법안 처리에 적극 동참하는 것만이 김 위원장이 진정성을 보일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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