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만 2만3000여명인 '공기업계의 맏형' 한국전력공사가 최근까지도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근태 관리를 '수기'로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 근로자를 줄여가면서 뒤늦게 '전산화' 작업에 돌입했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위한 자살 관련 매뉴얼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립 이래 올해까지 비정규직 근태 수기로 관리
3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정훈 의원(시대전환)에 따르면 한전은 창립 이래 최근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근태 관리를 수기로 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전은 지난 1961년 설립됐다. 약 60년간 비정규직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근태 관리가 수기로 진행되다 보니 비정규직 근로자의 휴가 등 기본적인 복지체계 구축마저 요원했다. "육아휴직 대상자를 파악할 수 있느냐"는 조정훈 의원실 질의에 한전 측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자연히 육아휴직 사용자 등의 통계도 집계되지 않았다. 올해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정규직 근로자 역시 단 한 명도 없었다. 한전은 "육아휴직 대상자 파악을 위한 시스템은 없다"면서도 "올해 육아휴직 대상자는 없다"는 취지의 자료를 조정훈 의원실에 제출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배려 전무"
한전은 조정훈 의원실에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 근로자 수를 줄여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지난 2017년부터 한전은 비정규직 근로자 수를 줄여가고 있긴 하지만 올해는 비정규직 숫자가 늘었다. 2017년 569명이던 한전의 비정규직 숫자는 2018년 323명, 2019년 158명으로 줄었지만 올 들어 8월 기준 172명으로 집계됐다.
다소 앞뒤가 안 맞는 행보가 눈에 띈다. 한전은 두 달여 전부터 비정규직을 위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도입 작업에 나섰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조에 맞춰 비정규직 숫자를 줄여나가던 도중 갑자기 비정규직 숫자를 늘리면서 비정규직 관리를 위한 전산화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한전이 정규직에 대한 자살 발생 현황은 파악하고 있으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자살 발생 현황은 파악조차 하지 않는 상태인 것도 문제다. 자살 방지를 위한 매뉴얼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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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자살 발생과 관련 정규직, 비정규직 모두 사건 발생 시 보고체계를 갖추고 있어, 발생 즉시 파악이 가능하며 현재까지 비정규직 자살 인원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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