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년여 간 미국 정치를 분석해온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의 분석 결과다. 김 대표는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총영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박빙의 승부가 되겠지만 우편 투표 시행에 따른 혼란이 커지면서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백악관에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우선 미국 유권자의 다수인 백인층이 트럼프를 선호하고 있다. 백인은 전체 인구의 60% 남짓이지만 투표 성향이 워낙 높기 때문에 유권자의 최대 85%를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트럼프를 저지해야 할 민주당은 중도 진보인 조 바이든 대선 후보와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간 주도권 싸움이 여전하다”며 “또 선거 당일 바이든이 압승하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 한 트럼프가 불복할 수 있다”고 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100석 중 53석)인 데다 연방대법원 역시 보수로 기울어져 있어, 끝까지 버티면 손해볼 게 없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 입장인 김 대표는 4년 전 미 대선 때 현지 주류 언론의 분석과 달리 트럼프 승리를 예측했었다.
트럼프가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우편 투표에선 실제 부정·오용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선거관리 공무원 2~3명이 최대 100만 명의 유권자를 관리하는 곳이 있을 정도”라며 “그동안 주소를 옮긴 유권자가 많을 텐데 우편 투표 용지는 일괄 발송됐다”고 했다.
앞으로 세 번 열리는 TV 토론과 관련해선, 트럼프 우세를 점쳤다. 김 대표는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 잣대가) 40점인 반면 바이든에 대해선 80점”이라며 “트럼프로선 TV 토론을 해도 잃을 게 없지만 바이든은 다르다”고 했다.
다만 ‘진보의 아이콘’으로 꼽히던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스 연방대법관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지명되면서, 역으로 민주당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은 이번 배럿 대법관이 임명되면 헌법 수호기관이 보수 절대 우위를 바뀌는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최대 경합주는 플로리다로 보고 있다. 그는 “양당이 경합주 공략에 공을 들여 왔는데, 선거인단 수가 캘리포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플로리다가 관건”이라며 “이 곳에서 트럼프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오는 11월 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하원 선거에서 한국계 4명이 당선권에 들 것으로 예상했다. 뉴저지주와 캘리포니아주(2명), 워싱턴주 등이다. 뉴저지주에선 민주당 현역 의원인 앤디 김이 또 다시 후보로 나선다.
김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이 200만 명을 넘고 있지만 표로 결집돼 있지 않고 전문성도 부족한 편”이라며 “더 활발한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등록된 아시아계 유권자 수는 중국인이 가장 많고, 필리핀 인도 베트남 한국 순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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