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청)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28일 하루 38명 늘어 2만3699명이라고 29일 발표했다. 국내 감염자는 23명이다. 신규 환자가 50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8월 10일(34명) 이후 49일 만이다. 7월 말~8월 초 휴가철이 지난 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발 코로나19가 감소세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달 13~26일 전국 감염병 재생산지수(환자 한 명이 전파하는 환자 수)는 0.82, 수도권은 0.83”이라며 “거리두기를 지금처럼 한다면 코로나19를 억제해 나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최근 2주간 확진자의 20% 정도는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등 조용한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도봉구 정신질환 입원 시설인 다나병원에서 28일 확진자가 2명 확인돼 직원 20명과 입원환자 166명이 모두 검사를 받고 있다. 경기 성남 방위산업체 관련 확진자는 10명이 확인됐다.
추석 연휴 방역 대응을 소홀히 하면 언제든 다시 확진자가 늘어날 위험이 크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원인이 된 5월과 8월 연휴 직전의 확진자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매번 느슨해진 방역망을 타고 코로나19가 되살아났다.
8월 이후 국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사망한 환자는 100명에 이른다. 요양시설이나 의료기관에서 감염된 뒤 사망한 환자가 27명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사망자도 17명이다. 퇴원해도 안심할 수 없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교수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965명 중 회복한 뒤 한 개 이상 후유증을 호소한 환자는 879명으로 91.1%에 이른다. 피로감이 26.2%로 가장 많았고 집중력 저하가 24.6%로 뒤를 이었다. 정신적 후유증, 후각·미각 손실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모임을 최소화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자가용을 이용하고 식사 중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반가움을 표현할 때는 악수나 포옹보다 목례하는 것이 낫다. 여행지에서도 1m 거리두기가 어려운 장소라면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권 부본부장은 “고향을 방문했다면 어르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살펴달라”며 “마스크를 벗고 함께 식사할 때가 코로나19 전파 위험이 가장 높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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