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연말 배당수익률이 5%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발전단가가 낮아져 올해 이익이 크게 증가, 배당 여력이 커질 것이란 게 근거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올해 영업이익은 3조9727억원으로 예상된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당기순이익은 1조8192억원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순이익 기준으로는 주당 배당금 790원을 지급했던 2017년(1조2987억원) 실적을 웃돈다. 당시 배당수익률은 2.07%였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연달아 적자를 기록하며 배당을 하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한전의 주당배당금을 1000원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배당성향 40%를 가정한 것이다. 회사의 의지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정부 출자 기관의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배당가능이익의 40%를 배당한다면 주당 배당금은 1060원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메리츠증권도 한전의 주당배당금을 1000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을 봐야 연말 배당 규모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실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좋은 실적은 유가 하락에 따른 단기적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한전의 본질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연료비 연동제(원자재 가격만 반영)를 넘어 전력구입비 연동제(환경 비용도 반영)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도 "전기요금 개편안 등 한전 영업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정책들의 불확실성은 잔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9일 종가 기준 0.26배다. 현재 주가는 회사 청산가치의 30%에도 못미친다는 의미다. 주가는 이날 0.99%오른 2만400원에 마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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