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계 큰손' 다이이치생명 "ESG 인증 해외 기업에만 투자"

입력 2020-09-29 16:08   수정 2020-09-30 00:51

일본 최대 기관투자가 가운데 하나인 다이이치생명보험이 해외주식 운용자산 전액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을 받은 기업에만 투자하기로 했다. 다른 연기금과 보험사들도 ESG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이이치생명이 4000억엔(약 4조4318억원) 규모인 해외주식 운용자산을 ESG 등급을 보유한 기업에만 투자하기로 하고, 연내 투자대상 종목을 새 운용기준에 맞춰 교체할 것이라고 29일 보도했다. 경영원칙에 환경, 사회적 책임, 기업 지배구조를 얼마나 고려했는지에 따라 기업을 7개 등급으로 평가한 미국 MSCI ESG지수를 투자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해외주식 운용액의 절반 이상은 상위 2개 등급을 받은 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기로 한 미국 세일스포스닷컴 등이 다이이치생명의 투자를 받기 쉬워지게 됐다.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다이이치생명은 해외주식에 그치지 않고 전체 자산을 ESG 등급에 따라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내 투자대상 기업에도 ESG 원칙에 따른 경영을 강화해줄 것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해외주식 100%를 ESG 기준에 따라 운용하기로 한 일본 기관투자가는 다이이치생명이 처음이다. 전체 운용자산이 36조엔(약 400조원)에 달하는 다이이치생명이 ESG 등급에 따른 해외주식 운용을 시작함에 따라 이를 뒤따르는 일본 큰손이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도 운용자금을 배분할 때 ESG지수 반영 비율을 높이고 있다.

다이이치생명이 ESG 등급을 해외주식 투자의 필수요건으로 정한 건 ESG 원칙에 충실한 기업일수록 실적도 우수하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ESG를 중시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고 다이이치생명은 설명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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