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상승’과 ‘3% 이상 상승’이라는 답은 각각 34%(17명), 4%(2명)였다. 전문가 10명 중 5명은 보합, 4명은 상승이라고 답한 셈이다. ‘1~2%대 하락’은 12%(6명)였고, ‘3%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답은 없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풍부한 유동성과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임대차보호법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48%(24명)는 연말까지 전셋값이 3% 이상 뛸 것이라고 답했다. ‘1~2%대 상승’이라는 응답도 46%(23명)나 됐다.
추석 이후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24%(12명)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각각 22%(11명)로 뒤를 이었다.
유망 상품을 묻는 질문에 50%(25명)가 ‘신축 아파트’라고 답했다. 다음은 ‘재건축·재개발’(20%·10명), ‘중소형 빌딩’(14%·7명) 등의 순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막혀 있는데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를 줄 메리트가 떨어져 ‘전세의 월세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 시장에 관심을 두는 무주택자도 늘고 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전셋값이 급등하면 무주택자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며 “자신의 자금으로 전세 거주 중인 실수요자가 주택 구매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했다.
추석 연휴 이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들 가운데 29.6%는 내년 하반기까지 집값이 강세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라는 응답은 25.9%, 올 연말까지라는 답은 11.1%였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꼽은 비율도 각각 22%였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남, 용인,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이 유망하다고 답한 비율은 14%였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뛴 세종을 고른 전문가도 6%로 낮지 않았다.
10년 내 가장 주목받게 될 부촌으로는 응답자 46%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을 골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압구정현대 등 구축 아파트들이 언젠가 재건축되면 주거 환경 측면에서 이곳을 이길 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용산구 한남동이라고 답한 비율이 26%였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용산구는 미군부대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대규모 녹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주거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강남구 대치동과 잠실동도 각각 8%, 6%의 지지를 받았다.
전문가의 26%는 ‘당분간 주택 구매를 보류할 것’을 주문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3기 신도시, 용산 정비창 등 대규모 공공 분양이 쏟아지는 시기가 젊은 층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수찬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당분간 로또 분양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청약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심은지/정연일/신연수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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