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 전셋값 더 오를 것" 90%

입력 2020-09-29 16:15   수정 2020-10-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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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잇단 부동산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인식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9일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보합세(변동률 -1~1%)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이 50%(25명)로 가장 많았다.

‘1~2%대 상승’과 ‘3% 이상 상승’이라는 답은 각각 34%(17명), 4%(2명)였다. 전문가 10명 중 5명은 보합, 4명은 상승이라고 답한 셈이다. ‘1~2%대 하락’은 12%(6명)였고, ‘3%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답은 없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풍부한 유동성과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임대차보호법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48%(24명)는 연말까지 전셋값이 3% 이상 뛸 것이라고 답했다. ‘1~2%대 상승’이라는 응답도 46%(23명)나 됐다.

추석 이후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24%(12명)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각각 22%(11명)로 뒤를 이었다.

유망 상품을 묻는 질문에 50%(25명)가 ‘신축 아파트’라고 답했다. 다음은 ‘재건축·재개발’(20%·10명), ‘중소형 빌딩’(14%·7명) 등의 순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막혀 있는데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은 더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내년까지 집값 상승세 지속…투자한다면 강남4구와 마·용·성"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부동산 매매와 전세 시장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매 시장의 거래는 줄고 있지만,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매수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 대다수가 집값 보합 또는 상승을 예상한 이유다. 또 전세 매물 품귀는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어지는 전셋값 상승은 매매가격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셋값 상승세 계속될 것”
29일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는 ‘연내 3% 이상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1~2%대 상승’이라고 답한 46%를 더하면 94%가량이 전셋값 강세를 예상한 셈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추석 이후에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난이 우려된다”며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집값도 받쳐주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세를 줄 메리트가 떨어져 ‘전세의 월세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매매 시장에 관심을 두는 무주택자도 늘고 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전셋값이 급등하면 무주택자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며 “자신의 자금으로 전세 거주 중인 실수요자가 주택 구매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했다.

추석 연휴 이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들 가운데 29.6%는 내년 하반기까지 집값이 강세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라는 응답은 25.9%, 올 연말까지라는 답은 11.1%였다.
강남4구가 가장 투자 유망
추석 이후 유망한 투자 지역으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꼽은 전문가 비율이 24%로 가장 높았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강남4구는 최근 아파트 값이 많이 뛰었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을 꼽은 비율도 각각 22%였다.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남, 용인,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이 유망하다고 답한 비율은 14%였다. 행정수도 이전 이슈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집값이 많이 뛴 세종을 고른 전문가도 6%로 낮지 않았다.

10년 내 가장 주목받게 될 부촌으로는 응답자 46%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을 골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압구정현대 등 구축 아파트들이 언젠가 재건축되면 주거 환경 측면에서 이곳을 이길 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다음으로는 용산구 한남동이라고 답한 비율이 26%였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용산구는 미군부대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대규모 녹지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주거 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강남구 대치동과 잠실동도 각각 8%, 6%의 지지를 받았다.
“젊은 층은 청약 기다려야”
‘내집 마련 적기’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응답자의 24%는 ‘내년 상반기’, 22%는 ‘추석 이후 연내’를 내집 마련에 적합한 시기로 꼽았다. 내년 하반기를 꼽은 전문가는 14%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인상 등 규제 강화로 인해 법인과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1차로 올 연말, 2차로 내년 상반기 급매를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전문가의 26%는 ‘당분간 주택 구매를 보류할 것’을 주문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3기 신도시, 용산 정비창 등 대규모 공공 분양이 쏟아지는 시기가 젊은 층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고수찬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장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당분간 로또 분양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청약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심은지/정연일/신연수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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