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 믿는다'던 GM도 "전략적 제휴 재검토"

입력 2020-09-30 09:52   수정 2020-10-22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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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수소전기 트럭업체 니콜라와 진행중인 전략적 제휴 협상의 마감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니콜라를 둘러싼 '사기 업체'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자 협상 자체를 다시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니콜라 믿는다더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당초 두 회사는 이날 협상을 마무리지을 예정이었는데, 마감 시한을 오는 12월3일로 미뤘다. 이때까지 협상을 매듭짓지 못하면 협상은 파기될 수 있다.

줄리 휴스턴-러프 GM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니콜라와의 거래는 아직 종결된 게 아니다"며 "여전히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적절하거나 필요한 경우 추가로 업데이트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협상 조건에 바뀐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GM과 니콜라는 이달 초 전략적 제휴 협상을 시작했다. GM이 니콜라 지분 11%를 취득하고, 니콜라의 '배저' 트럭을 설계 및 제조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조건이었다.

배저 트럭의 판매 영업과 마케팅은 니콜라가 책임지고, 배저 브랜드도 니콜라가 보유한다는 내용이었다. 배저 트럭 생산은 2022년 후반에 시작될 전망이다.

협상안에는 니콜라는 GM의 '얼티엄' 배터리 시스템과 '하이드로텍' 연료전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조건도 담겼다. 니콜라는 새로 발행된 20억달러 상당의 보통주를 GM의 자동차 부품에 대한 접근권 등과 맞바꾼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GM은 "니콜라를 믿는다"며 "협상을 끝까지 마무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이 사임을 발표한 뒤에도 "니콜라와의 전략적 제휴 협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점점 커지는 의혹들
니콜라가 사기 논란에 휩싸인 이후 진행중이었던 계약이 엎어진 일이 이번만은 아니다. 니콜라가 영국 에너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협력사들과 벌여오던 수소 충전소 건설 논의도 중단됐다.

GM도 사기 의혹이 점점 커지는 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날에는 밀턴에 대한 2건의 성범죄 고소장이 접수됐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사촌 여동생을 성추행하고, 직원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다는 혐의다. 미 CNBC에 따르면 2건 모두 피해자들이 미성년자인 15세때 벌어진 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밀턴은 크로아티아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오토모빌리의 디자이너인 아드리아노 무드리에게 수천달러를 주고 디자인을 산 뒤 마치 자신이 직접 설계한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밀턴이 산 설계는 무드리가 졸업작품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라에 대해 처음 의혹을 제기한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리서치 측은 추가 의혹 제기를 시사한 상태다. 힌덴버그 설립자 네이선 앤더슨은 지난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니콜라에 대해 더 많은 나쁜 뉴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미 법무부는 밀턴과 니콜라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니콜라는 밀턴이 2015년에 설립한 수소 전기트럭 회사다. 지난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그 뒤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으면서 한때 포드 자동차의 시가총액을 뛰어넘기도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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