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한달여 남은 미국 대선도 안갯속으로 빨려들고 있다. 공화당 캠프에 비상이 걸리면서 트럼프의 막판 선거운동에 치명타를 입게됐다. 앞으로 몇주일간 트럼프 부부는 백악관에서 격리돼 외부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예정된 2차 TV토론의 개최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특히 트럼프가 고령(74세)에 비만으로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점이 변수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코로나 환자 가운데 60대와 70대는 가장 치명적이었다. CNN방송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은 지난 수십년간 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건강 위협 중 가장 심각한 것"이라며 "올해 74세이고 비만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합병증을 앓을 수 있는 '최고 위험군'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에 속한다"면서 "미국 코로나19 사망자 10명 가운데 8명이 65세 이상"이라고 전했다. NYT 역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 몸무게가 243파운드(약 110㎏)로 키에 견줘 비만인 점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 상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길 꺼려오면서 전반적인 상태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컨디션이 악화될 경우 트럼프는 일시적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대통령 권한을 이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로널드 레이건,조지 부시 대통령이 대장내시경 수술 때 부통령에게 권한 이양을 한 적이 있다고 WSJ은 전했다.
NYT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은 트럼프 대통령 선거운동에 바로 어려움을 줄 것"이라며 "그가 (코로나19로) 아프기까지 하다면 (대통령 후보로서) 투표지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그동안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경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수개월 만에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타격'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트럼프가 위기에 내몰린 상황인 만큼 백인을 중심으로 한 지지층 결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투자자들이 코로나19에 대한 2차 유행 가능성을 더 높게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경우 한동안 증시에서 영향력이 줄어왔던 코로나19 리스크가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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