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입시전문업체 유웨이, 진학사 등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주요 대학의 수시전형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올해 수시경쟁률이 5.63 대 1로 전년도 6.76 대 1보다 하락했다. 성균관대 21.26 대 1(전년도 25.57 대 1), 한양대 21.77 대 1(전년도 26.95 대 1), 서강대 26.08 대 1(전년도 30.84 대 1), 중앙대 23.81 대 1(전년도 26.02 대 1) 등도 경쟁률이 대부분 전년보다는 내려갔다. 가톨릭대, 건국대, 숭실대, 동국대, 한국외국어대 등도 모두 수시 경쟁률이 하락세였다.
학령인구 감소가 이 같은 경쟁률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 응시자는 49만3433명으로 지난해보다 5만5301명이 감소했다. 수능 지원자가 50만 명을 밑돈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수능 지원자 수는 △2016학년도 63만1184명 △2017학년도 60만5988명 △2018학년도 59만3527명 △2019학년도 59만4924명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입시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도 수시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오랜 기간 준비가 필요한 논술전형에서 경쟁률 하락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유웨이에 따르면 올해 주요대학 논술전형 경쟁률은 서강대가 76.8 대 1(전년도 95.33 대 1), 성균관대가 55.27 대 1(전년도 71.95 대 1), 한양대가 66.14 대 1(전년도 86.55 대 1)로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수시 논술전형은 대다수 대학에서 모집인원을 축소해 당초 경쟁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지원자가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연구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크다”며 “수능만으로도 벅찬데 별도 준비를 해야 하는 논술은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려대는 9.54 대 1(전년도 8.44 대 1), 연세대는 18.06 대 1(전년도 16.96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전년보다는 경쟁률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의 경우 신설 전형인 계열적합 전형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아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세대는 수능 전으로 예정돼 있던 논술고사 일정이 코로나19 여파로 수능 이후로 밀리자 다른 대학과 일정이 겹치지 않아 수험생들의 지원이 크게 늘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과 관련한 융합·계약학과는 비교적 인기가 높았다. 졸업 이후 각각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서 채용을 보장해주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와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각각 9.8 대 1, 10.33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삼성전자와 취업이 연계된 성균관대의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10.68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소신 지원 성향이 강해지면서 일찌감치 수시로 합격할 학생이 많아질 것”이라며 “정시에서 경쟁자가 줄어드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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