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사러 미국 간 강경화 장관 남편

입력 2020-10-04 17:46   수정 2020-10-05 01:18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추석 연휴 기간 귀성 및 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사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해 논란이 되고 있다.

4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3일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 교수는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는가”라며 “모든 걸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해외여행을 위한 출국이 개인의 자유라는 의미다.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지적엔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해외여행을 하겠다는 계획을 수개월 전부터 본인의 블로그에 올렸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체 여론은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고위 공직자 가족은 당연히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방역을 위해 일반 국민에게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고위공직자의 가족은 예외로 두고 있다며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다”며 “정작 정부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났다니 믿기 어렵다. 이게 제대로 된 문명국가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교수의 출국 사실이 자칫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대한 집단 반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강 장관은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좌동욱/임락근 기자 leftking@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