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간편결제·송금시장 포화…B2C보다 B2B 서비스에 집중"

입력 2020-10-05 17:22   수정 2020-10-06 01:37

‘증권사 애널리스트 20년, 알펜루트자산운용 대표.’ 여의도 증권가에 어울릴 법하지만 핀테크(금융기술) 업체 고위드의 김항기 대표(사진) 경력이다. 고위드는 여느 핀테크 업체와 달리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을 맞춘다. 이미 포화 상태인 간편결제·송금 등 개인용(B2C)과 달리 B2B 영역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에서는 대다수 핀테크 업체가 금융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는 은행보다 편리한 금융 서비스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돈이 필요한 곳에 보내는 ‘돈의 회전’이라는 금융의 본질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의 금융이 과거 가치만 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금융사에서는 부동산과 건설·물류 장비 등 ‘결과물’만을 자산으로 본다”며 “스타트업이 1년에 몇백%씩 성장해도 유형자산이 없다는 이유로 대출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고위드는 지주회사가 아닌 사업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지난 2월 데일리금융그룹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2015년 설립된 데일리금융그룹은 브로콜리(자산관리), 디레몬(보험 플랫폼), 솔리드웨어(인공지능), 코드에프(데이터 중계 솔루션) 등을 자회사로 둔 순수 지주회사 역할만을 했다. 김 대표는 “미국만 해도 핀테크 업체 중 B2B 업체의 비중이 B2C 업체의 5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고위드의 누적 투자액은 토스에 이어 핀테크 업계 두 번째 수준인 946억원이다.

고위드는 지난 8월부터 신한·롯데카드와 손잡고 스타트업 전용 법인카드인 ‘고위드카드’를 내놓았다. 신용평가와 혜택 제공 등 카드 발급을 제외한 모든 과정은 카드사가 아니라 고위드가 맡는다. 김 대표는 “미래 현금 흐름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체 신용평가로 회사와 개인의 신용을 분리해 스타트업도 법인카드를 받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고위드는 내년 상반기 중 대출 상품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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