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고등학생들의 활동 부풀리기, 논문 저자로 이름 올리기 등은 그간 이어진 입시의 공정성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이전부터 있었던 특기자 전형, 2008년 도입된 입학사정관제, 2014년 시작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대학 입시 전형은 ‘금수저 전형’으로 비판받았다. 부모 능력에 따라 학생에 대한 평가가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대입 상황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한국경제신문이 2021학년도 서울 주요 대학 수시 대입전형을 분석한 결과 여전히 부모와 가정환경 등의 영향을 받는 전형이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세대는 2021학년도 수시 정원 2396명 중 부모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전형이 498명(20.7%)으로 분석됐다. 외국에 있는 고교를 졸업한 학생이 유리한 학종 국제형 293명, 영어면접으로 인해 외국어고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을 공산이 큰 특기자전형(국제인재형) 125명, 독립유공자 국가유공자 등의 자녀를 선발하는 학종 기회균형 선발 80명 등이다.
이는 그나마 2020학년도보다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엔 △학종 국제형 116명 △학종 기회균형 선발 80명 △특기자전형 국제인재형 228명 △특기자전형 과학인재형 273명 △특기자전형 어문학인재 54명 등 751명이 선발 공정성 논란의 대상이 됐다. 수시 전형 2496명의 30.1%에 이르렀다. 연세대는 △2015학년 37.4% △2016학년 37.4% △2017학년 37.5% △2018학년 30.6% △2019학년 30.6% 등 매년 30% 넘는 인원을 특기자 등으로 선발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학종 자체가 명확한 당락 기준이 부족해 ‘깜깜이 전형’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021학년도를 기준으로 서울 주요 사립대 수시에서 학종 비중이 가장 높은 대학은 연세대로 69.4%에 이르렀다. 다음으로는 서강대 68.1%, 성균관대가 66%로 나타났다. 이 대학들과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등 서울 10개 대학의 학종 비율은 54.3%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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