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최근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경량 패딩까지 꺼내 입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론 꽤 쌀쌀해 벌써 겨울인가 싶은데요, 10월 들어서자마자 일교차가 커지면서 패션업계가 간만에 웃고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여성복 매출이 작년보다 36.3% 오르는 등 갑자기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여성복 브랜드 보브, 지컷, 스튜디오 톰보이, 쥬시꾸뛰르 등 4개 브랜드의 10월(1~4일) 매출이 작년보다 36.3% 올랐다고 6일 발표했습니다. 이 기간 서울 평균 기온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도~5.8도가량 낮아지는 등 갑자기 추워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잘 팔린 옷도 트렌치코트, 경량패딩, 트위드재킷 같은 외투류가 많았다고 합니다.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건 쥬시꾸뛰르였습니다. 10월 1~4일 매출이 53.1% 올랐는데요, 고급 제품군인 블랙라벨을 출시한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이 기간 판매 순위 10위 안에 든 제품 중 블랙라벨이 절반 이상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간절기에 입기 좋고 한겨울에도 껴입을 수 있는 카디건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카디건을 포함한 니트류 매출이 43.1% 늘었고 재킷류는 76.5% 증가했습니다.
오버사이즈 외투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튜디오 톰보이도 43.9%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페이크 레더 코트는 벌써 모든 색상이 다 품절돼 재생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품이 넉넉한 트렌치코트도 인기 상품으로 꼽힙니다.
지컷은 퀼팅 경량 패딩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25.5% 늘었고 보브도 에코 레더 재킷, 트위드재킷 등이 잘 팔리면서 매출이 22.7% 증가했습니다.
패션업계에서 가을·겨울은 '1년 매출'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시기입니다. 가을·겨울용 옷은 제품 판매가격 자체가 비싼 데다 갑자기 추워지면 옷을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이 때 제대로 장사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올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체들은 "겨울 장사까지 제대로 못 하면 올 한 해 농사는 진짜 망한 것"이라며 날씨가 더 추워지길 바라고 있는 눈치입니다. 경량패딩이나 코트 같은 옷은 보통 10월 중순 이후에 판매가 늘기 시작하는데 10월 초부터 판매량이 늘어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과연 하늘은 패션업체들을 도와줄지, 곧 예년 기온을 회복한다는데 패션업계가 겨울 장사를 잘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끝) /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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