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벌이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대북 제재 장기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수해까지 겹치면서 내년 1월 노동당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기 쉽지 않자 단기적 성과를 내기 위해 ‘속도전’을 지시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7기 19차 정치국 회의에서는 전당, 전국, 전민이 80일 전투를 힘 있게 벌여 8차 당대회를 빛나게 맞이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연말까지 남은 기간은 전투 기간인 동시에 7차 당대회(2016년 개최)에서 제시한 국가경제 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의 단계인 만큼 전 국가적으로 다시 한번 총돌격전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 8월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 목표 달성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내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이날 정치국 회의에서는 “80일 전투의 기본 목적과 전투 기간 견지할 주요 원칙, 부문별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한 구체적 방향과 방도를 연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덧붙였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 대해 “우리 당과 혁명 발전에서 획기적 의의를 가지는 중대한 정치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당대회를 전후해 대내외적으로 선전할 만한 경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내년 1월 당대회에서 성공적으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삐를 바짝 죄려는 것”이라며 “가능한 한 높은 성과를 내려는 김정은의 절박감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정은은 또 이날 회의에서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을 총괄하는 이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
김정은은 “당과 인민의 크나큰 신임과 기대에 높은 사업 실적으로 보답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이 부위원장의 경우 대장에서 차수를 거치지 않고 원수로 파격 승진하며 김정은에 이은 ‘넘버 2’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금까지 북한에서 원수 칭호를 받은 인물은 이 두 사람과 김일성 주석의 항일 빨치산 동료였던 오진우·최광·이을설(모두 사망), 빨치산 2세 출신의 김영춘(사망)·현철해 등 총 7명이다.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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