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년 열병식 행사에 유독 공을 들이는 북한은 신무기 공개를 통해 대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고 있다. 북한은 2015년 10월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선 300㎜ 방사포를 처음 선보였다. 당시 공개된 열병식 행사 사진을 보면 300㎜ 방사포의 발사관은 8개로 최대 사거리는 200~300㎞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에 인접한 접경 지역 내 실전 배치가 이미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작년 7월 이후 잇따라 시험발사 무력시위를 감행한 신형 400㎜ 초대형 방사포도 이 300㎜ 방사포를 개량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종의 다연장 로켓인 방사포는 한 목표에 대해 한기 당 수십발의 집중 타격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북한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방사포를 동원했다.
2010년 10월 당 창건 65주년 열병식에선 사정거리 3000~40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 미사일이 공개됐다. 북한이 2017년 미국을 위협하며 '괌 포위사격' 수단으로 언급한 '화성-12형' 미사일도 무수단 계열의 IRBM이다.
오는 10일 75주년 열병식에 나올 신형 전략무기로는 다탄두 ICBM이 거론된다. 다탄두 ICBM은 목표지점 상공에 도달하면 탄두부에서 3~10개의 탄두가 분리돼 여러 개의 목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2017년 11월 시험 발사한 ICBM 화성-15형의 사정 거리는 이미 미국 본토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탄두 ICBM은 이 화성-15형을 개량한 모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올해 열병식에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을 보여줄 가능성 있다고 보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예년 사례와 비교해볼 때 열병식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전략무기들을 (동원해) 무력시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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