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윤 국민의힘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돼 접종이 중단된 독감 백신과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먼저 접종해보라"고 질타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상온 백신 우려에 대해 "백신 오염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생각한다. 모든 백신에 문제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강기윤 의원은 7일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상온 노출로 문제가 된 백신 유통 과정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독감 백신이 담긴 상자가 땅바닥이나 보도블럭, 트럭 등에 쌓여 상온에 그대로 노출된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강기윤 의원은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과, 62세 고령층이 접종하는데 정말로 100% 이상이 없는지도 모르고 전수검사도 하지 않았다"며 "문제가 된 백신은 폐기하고 새로 생산해야 한다. 지금 상황으로선 국민들이 불안해서 백신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돼 접종이 중단된 독감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4일 기준 총 2295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상온 백신' 논란이 일자 접종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밝혔었다.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 됐다.
질병관리청은 상온 백신 접종자를 2303명으로 집계했다가 이날 수치를 정정하기도 했다. 질병청은 수치가 줄어든 데 대해 "지자체에서 일부 수치 정정이 있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독감 백신을 맞고 발열·몸살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고 신고한 사람은 현재까지 12명이다.
상온 백신이 문제가 없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개원의사 단체인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입장문을 통해 "상온에 노출된 사백신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국민에게 접종을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큰 부작용이 없다고 해도 백신 효과까지 제대로 보장할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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