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당초 미국 대선 직전 미·북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회담이 작년 2월 ‘하노이 노 딜(no deal)’ 때처럼 아무런 합의 없이 결렬될 경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김여정이 대리 방미하는 방안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가에서는 최근 국내 고위급 인사의 방미가 잇따르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진행 중인 많은 노력이 여전히 있다”며 미·북 간 물밑 접촉을 시사한 것으로 미뤄 ‘김여정 방미’ 같은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깜짝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리 정부는 “대선 레이스에서 고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성공 개최로 외교 분야에서 점수를 따면 향후 미·북 간 협상에서 유리해질 것”이라며 북한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이 지명도가 높을 뿐 아니라 북한 내 권력 기반도 강해 트럼프나 폼페이오의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는 당초 이달 7~8일로 예정됐던 폼페이오의 방한을 김여정 방미의 최종 조율 기회로 삼으려 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국가정보원이 지난 8월 국회에서 ‘김여정이 김정은으로부터 국정 전반을 위임받아 통치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김여정의 방미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정부가 김여정의 방미를 추진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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