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세우기, 해외선 이미 다한 정책 실험

입력 2020-10-07 17:48   수정 2020-10-14 16:17

외국에선 청년들의 계층 이동 사다리를 세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법을 제정할 때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장치를 만들거나 계층 이동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는 과감히 없애는 국가가 적지 않다.

스코틀랜드 의회에서는 미래세대위원회를 상임위원회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 상임위에 소속된 의원은 본인 연령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미래세대의 관점에서 법안을 심사한다. 미래세대에 세금 부담을 과도하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법안 등의 통과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미래학을 연구하는 서용석 KAIST 교수는 “법안에 큰 영향을 받지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미래세대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라며 “헝가리, 핀란드, 이스라엘 등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격증 구조조정에 나섰다. 리커창 총리 주도로 2014년부터 3년간 공인 자격증 618개 중 70.2%인 434개를 폐지했다. 바리스타, 자동차판매사, 물류관리사 등의 공인 자격증이 없어졌다. 대졸자의 취업과 창업에 자격증이 과도하게 요구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제도도 고안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의회의원 선출 과정에서 청년세대에게 유리한 방식의 제도 도입 논의가 시작됐다. 청년에게 1인 1.5표를 주거나, 지역구 대표 대신 연령대별 대표를 뽑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

덴마크는 직업훈련·취업지원서비스 등 ‘적극적 노동정책지출(ALMP)’에 재정을 많이 투자하고 있다. 투자 효과는 확실하다. 덴마크는 소득 중간층에서 하위층으로 하락하는 가구 비율이 28개국 중 가장 낮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튼튼하다는 얘기다.

강진규/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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