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화가 카멜레온같은 연기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보건교사 안은영'은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함께 이를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시리즈다. 오경화는 몸을 내던지는 열연으로 정유미, 남주혁과 함께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활약을 해냈다는 평이다.
오경화는 극중 2학년 6반 학생 중 1명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새빨개진 눈으로 오열하는가 하면, 남의 러브라인에 눈치 없이 끼어들고, 본의 아니게 컨닝하는 친구를 방해해 욕을 먹어 입을 비쭉거리는 등 오경화는 캐릭터의 비중과 상관없이 시선을 강탈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얼굴의 두 배 만한 꽃을 끼고 농구부를 응원하고, 노래방에서 목이 터져라 열창하며 에피소드마다 엉뚱한 매력을 발산한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짝)사랑에 누구보다 열정정인 이 소녀는 학창 시절 반에 한 명쯤은 있었을 법한 그런 캐릭터다.
오경화는 자칫 하면 오버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를 엉뚱한 매력의 소녀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천진한 눈빛은 물론, 짝사랑 상대에게 언제나 직진인 언행까지 여고생 그 자체다. 꾸밈 없는 솔직담백한 연기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키며 웃음 짓게 만드는 것.
덕분에 오경화라는 캐릭터는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기며 '보건교사 안은영'의 넘버원 씬스틸러가 될 수 있었다.
오경화의 활약은 전작인 SBS '하이에나'와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긴다. '하이에나'는 방영 당시 시청률 14%를 넘긴 화제작이었다.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한 변호사들의 물고 뜯는 생존기를 담은 '하이에나'에서 오경화는 정금자(김혜수) 옆에서 그림자처럼 그를 보필하던 이지은을 연기하며 주목받았다.
무미건조하고 담담한 말투의 철두철미한 지은을 오경화는 본인만의 독특한 말투와 캐릭터 해석으로 완벽하게 연기했다. 무엇보다도 대선배인 김혜수 옆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은 채 찰떡케미를 만들어내며 호평 받았다.
오경화는 이들 작품에 앞서 '걷기왕'의 육상부원, '오목소녀'의 도를 아십니까, '스윙키즈'의 양공주 줄리아, '무협은 이제 관뒀어'의 구사명까지 크고 작은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단단하게 필모를 쌓아왔다. '하이에나'에 이어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도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이 발현됐다는 평이다.
매 작품마다 자신만의 색깔과 톤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시킬 줄 아는 배우 오경화다. 그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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