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신 소비자용 그래픽칩 '지포스 RTX 30' 시리즈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전 세계적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대만 PC 하드웨어 제조사 MSI가 미국에서 개별 판매 자회사를 통해 MSI 지포스 RTX 3080 그래픽카드 신제품을 웃돈을 얹어 중고품으로 '되팔이'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MSI는 엔비디아 암페어 아키텍처 기반의 '지포스 RTX 3080'을 탑재하고, MSI의 쿨링 기술을 장착한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X 트리오' 그래픽카드를 최근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MSI 미국 지사의 자회사인 '스탈릿 파트너스'가 최근 미국 전자상거래 및 경매 플랫폼인 이베이에 마치 개별 판매자인 척 둔갑하고 웃돈을 얹어 신제품을 중고품으로 되팔이했다는 점이다.
해당 제품의 정가는 약 88만원(760달러)인 것을 알려졌는데, 스탈릿 파트너스는 약 157만5000원(1360달러)으로 두 배의 가격으로 되판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출시된 엔비디아의 RTX 3080 및 3090 시리즈는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몇 분 만에 매진될 만큼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서서 두 제품 '대란'에 대해 사과를 하고 암매상을 막는 한편 추가 공급을 약속했을 정도다.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방식인 암페어 기반으로 만들어 속도가 이전 세대 대비 두 배 이상 빠른데도, 가격은 전작과 비슷한 덕분이다. RTX 30 시리즈는 8K 게임을 초당 60 프레임 이상으로 구동할 수 있어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공급에 비해 관심과 수요가 지나치자 두 제품엔 웃돈을 얹어 중고로 판매하는 암매상도 전 세계적으로 극성이다. 이 가운데 단순 개인이 아니라 글로벌 제조사인 MSI가 자회사를 통해 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되팔이한 정황이 전해지자 미국 전역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MSI는 "스탈릿 파트너스는 MSI 제품 가운데 초과 재고나 리퍼 제품에 대한 판매 권한이 있지만 '지포스 RTX 30' 시리즈 등 신제품을 판매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조사결과 오류로 인해 스탈릿 파트너스가 원래대로라면 판매할 수 없는 재고 품목에 액세스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공식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스탈릿 파트너스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제품을 전액 환불하거나 MSI의 권장 판매 가격을 제외한 추가 구매 비용을 환불해주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현재 이베이에 올라왔던 스탈릿 파트너스의 제품 판매 게시글은 내려간 상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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