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사람이 먼저라던 文, 피살 공무원 아들에 영혼없는 답변"

입력 2020-10-08 13:45   수정 2020-10-08 13:56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북한군 총격에 숨진 공무원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거론하며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어봤는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8일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번 우리나라 해수부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서 살해되고 불태워진 일이 있은 후에 아버지를 잃은 아들이 눈물로 쓴 편지를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졸지에 아버지를 잃고 범죄자의 아들이 되어버린 아이의 두려움과 불안함이 느껴지는 편지를 끝까지 읽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이 이 편지를 제대로 읽어보셨는지 상당히 의문스럽다"면서 "사람이 먼저라며 국민의 아픔을 보듬겠다던 대통령이 어디 딴 데로 가 계시지 않는가 생각한다. 대변인 뒤에 숨어 영혼 없는 답변만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맹비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유가족 아픔을 돌보지 못하는 메마른 감수성 수준을 보여준 것 같다. 성의 없는 태도에 유족이 아닌 국민들도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차라리 답변을 안 하는 게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아들에게 편지의 답장을 하겠다고 했는데 아이들은 편지가 아닌 대통령의 대통령다운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랐던 것 같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상을 밝히고 국민께 사죄하고 북한의 책임을 당당하게 물어주셔야겠다"며 "시간이 지나면 잊힐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국민들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대통령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숨진 공무원의 아들은 지난 5일 공개된 자필 편지에서 부친 월북설에 대해 "(아빠는)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39㎞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께 묻고 싶다"며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직접 답장을 쓰겠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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