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 거짓말로 7차감염 일으킨 학원강사, 징역 6개월 실형

입력 2020-10-08 15:44   수정 2020-10-08 15:46

올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역학 조사 과정에서 무직이라고 속여 7차 감염을 일으킨 인천 학원강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은 8일 선고 공판에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학원강사 A(24)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초범이고 아직 20대인 비교적 어린 나이"라며 "일반인들과는 다른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이 외부에 공개되는 게 두려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예상하지 못해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3차례에 걸친 역학조사에서 직업과 동선에 관해 20차례 이상 거짓 진술을 하거나 누락했다"며 "거짓 진술이 적발된 시점까지 피고인의 접촉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고, 많은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했고, 지역사회 구성원이 느낀 공포심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피고인이 수사기관 조사에서 범행 일부를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관련 법상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피고인은 역학조사를 받은 당일에도 헬스장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커피숍을 갔다"며 "피고인의 안일함으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에 달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했다.

A씨는 올해 5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초기 역학조사 때 무직이라 속이고 일부 이동 동선을 고의로 밝히지 않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학원강사인 신분을 숨기고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인천시 미추홀구 한 보습학원에서 강의한 사실도 방역 당국에 밝히지 않았다. A씨는 5월 2∼3일 서울 이태원과 포차(술집) 등지를 방문했다가 코로나에 감염됐다.

A씨는 경찰에서 "당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와 충격을 받아서 거짓말을 했고, 경황이 없어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며 "감염된 이들에게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A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인천에서만 초·중·고교생 등 40명이 넘었으며, 전국적으로는 80명 넘게 감염됐다. A씨에게서 시작된 전파로 '7차 감염' 사례까지 발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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