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공식 실업자 수는 지난주 기준으로 2580만 명에 이른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미국과 유로존의 실업률은 각각 7.9%(9월 기준)와 8.1%(8월 기준)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 4월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선진국에 숨겨진 실업자가 적지 않다고 경고한다. 정부 보조금을 받아 일시적으로 해고를 면하거나 구직 활동을 포기한 사람 등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구직활동을 하는 만 15세 이상의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실업자 비율을 따진다.
카타리나 우테르묄 알리안츠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실업률은 빙산의 일각만 보여준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과 신흥국에서 실업자 3000만 명가량이 공식 통계에서 빠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의 경기 침체 때보다 숨겨진 실업자가 훨씬 많다”며 “등교 수업 등이 재개되면서 부모들이 고용시장에 다시 뛰어들면 점차 숨겨진 실업자가 공식 통계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안츠는 숨겨진 실업자를 감안하면 미국의 실업률은 10%를 훌쩍 넘길 것으로 분석했다. 앨라인 슈일링 ABN암로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취업자 가운데 약 20%는 단기 근로자라 실업자가 될 위험성이 높다”며 “유로존 실업률은 공식 통계보다 4.0~4.5%포인트 높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기업인들도 실업자 증가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세계경제포럼(WEF)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기업인들은 앞으로 10년간 실업이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127개국 1만2012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WEF는 기업인들이 실업에 이어 전염병을 가장 큰 걱정거리 2위로 꼽았다고 밝혔다. 전염병은 지난해 조사에서는 28위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순위가 급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관련뉴스